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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글

061521_자기소개

by 율yul 2021. 6. 15.


저는 식이장애를 겪고 있는 24살 여자 입니다.
사실 요즘에는 기억상실증마냥 (기억상실 보다는 붕어가 된 기분입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첫 줄의 소개 ‘24살 여자’ 를 적는데에도 ‘내가 24살인가?25인가?’ 몇 번 고민하다가 적었습니다.

제가 겪고 있는 식이장애는 ‘폭토’ 인데, 배가 터질때까지 먹었다가 게워내는 것 입니다.
입을 통해 음식이 들어가면 그 순간부터 살 찔 걱정에 미친듯이 불안해 지기 시작합니다. (머리속에 아무생각이 들지 않아요)
당장이라도 더 쑤셔넣고 토하지 않으면 안 될것같은 불안감에 생각나는 것들은 모두 먹어치운 뒤 물과함께 게워냅니다.
그리고 나면 또 잠시 후 머리속은 먹고싶은 음식으로 가득차고, 또 토하고, 불안해하고, 한심해하고… 의 굴레에서 하루를 끝냅니다.
먹고 지쳐 쓰러져 잘때까지 멈추질 않아요.


저는 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는 법을 잊었습니다.
입에 음식을 넣는 순간부터 폭토의 굴레니까요.
당장 오늘 아침의 일도 사실 기억이 나지 않아요. (계속 같은 일의 반복이라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도 저렇게 살았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예정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지요.
아마 제가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감당하지 못 할 정도가 되면 제 손으로 목슴을 끊지 않을까요?
목숨을 끊는건 사실 별로 미련이 없는데, 무엇보다도 이렇게 살다보니 이제는 내가 원래 누구였는지 잊을 것 같아서 너무 불안합니다.

이런 제가 오늘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그래도 누군가가 봐 주길 바라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올해 초 부터 짧게라도 일기를 쓰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잘 되지를 않네요.
오늘 일기를 쓰려고 보니 전에 쓴 일기에서 하루가 더 지나있더라고요.
어제일기를 대충이라도 쓰려고 기억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누군가 봐준다고 생각하면 꾸준히 쓰려나요?
관찰자가 있다는 부담감에 저도 모르게 거짓으로 작성하게 될까 순간 걱정이 들었지만, 저 자신을 위해서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보고 싶어요.

뭐… 어쨌든 앞으로는 의미있는 날들을 보내고 싶네요.
자기소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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