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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독서]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by 율yul 2021. 9. 8.

 

 

 

 

 

 요즘 스웨덴 작가들의 소설에 빠졌다. 

시작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넘어 도망친 노인 시리즈. 

그 뒤로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길다...) 와 프레드릭 배크만 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요나스 요나손의 책과 마찬가지로 하루만에 쭉 읽어내려갔다. 

 

주인공인 오베는 전형적인 '꼰대' 할아버지... 아침 일찍부터 동네를 순찰하고,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을 공무원 대신 잡으며, 외제차 타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ㅋㅋ 어느 나라나 할아버지들은 다 비슷한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베의 젊은시절 이야기와 현재를 오가며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오베라는 남자에게 빠지게 된다. 

나중에는 책 표지 사진을 보면서도 "스윗한 오베 할아버지..." 라고 중얼거리게 되었다. 

오베의 아내이자 단 하나뿐인 사랑인 소냐와의 에피소드를 볼수록 정말ㅠㅠ 이렇게 스윗한 남자가 있을 수가 없는데, 동네 사람들에게 하는걸 보면 완전히 공원에서 담배꽁초줍는 할아버지다... 

 

아내를 따라 죽으려고 하지만 이웃 사람들을 의도치않게 도와주느라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오베는 그냥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이웃들을 갖고싶다고 생각했다. 

나도 저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죽고싶지 않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또 내 상황에 불평하며 스웨덴에 가면 행복할텐데 라고 생각했다. 

뭐..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분명 나한테도 저런 이웃들이 있겠지. 내가 우울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보지 못한 행복들 말이다. 

 

책 마지막으로 닿을수록 나는 오베라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할아버지들과 특히 우리아빠 에게도 저런 서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 노인혐오가 문제라던데 부끄럽지만 나도 은연중에 갖고 있던 생각이고, 어른들이 나에게 좀만 시비를 걸려고 하면 "꼰대?!"하면서 날선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부끄러웠다. 나도 파르바네나 지미처럼 구김없는 시선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다. 

방법이 있을까? 혹시나 알게된다면 알려주시길 바란다. 살아가면서 나도 이 마음속 구김을 펴게 된다면 언제든지 공유하러 다시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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